겨울이 오면
식물집사는 바빠져요.
베란다의 아이들 정리하고
따뜻한 실내로 들여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져온
작은 개운죽과 다육이 화분 두개를
시기를 놓치고 시간을 보내다
에이,
이미 늦었어ㅡ 미안.
해버렸답니다ㅜㅜ
그리고 봄맞이 준비하려고
베란다 정리를 하며
개운죽을 치우려다가 보니..
줄기는 말라버렸는데,
잎파리가 아직 연두연두 하지 뭐예요?!
그래서 자세히보니
세상에..
춥고 목마름을 이겨내고
안에서 새잎을 내어주고 있지 뭐예요..
기특하고 고맙기도 해서
너무너무 사랑스러워 보이는거 있죠.
줄기가 말라버린 개운죽이
새잎 내어보겠다고 애쓰는데
차마 모른척 할수 없어서
마른잎 다듬어주고
물도 흠뻑주며
응원해봅니다
당연히 죽었으리라 생각한 개운죽의
새싹을 몇개나보니
정말 생명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몰라요..
다시 잘 살아내줄 지 모르겠지만
매일매일 들여다보며
다정히 응원의 말을 건네주고 있어요.
더 자주보고
더 이뻐해주려고
따뜻한 싱크대 한 켠에 놓아둡니다.
딸3호가
자기 이름에서 따서
지어준 재미난 "숭아"라는 이름을 가진
세줄기의 개운죽
다시 초록잎들 만나길
기다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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